앞UP 2020 2021 0310 > 0407

갤러리 그리다 기획공모展 앞 UP 2020

2021_0310 ▶ 2020_0407 / 월요일 휴관, 3월14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김수현 김지수 김홍성 오지은 이상미 천윤화

1부 2020년 3월 10일-23일  

참여작가 / 김수현 김지수 이상미

2부 2020년 3월 26일-4월 7일  

참여작가 / 김홍성 오지은 천윤화




지난 2020년으로 여덟 번째 진행된 갤러리 그리다의 신진작가 공모전은 김지수(지금이 좋은 순간, 5월 20일-5월31일), 김홍성(그 후, 남겨진 것과 남겨질 것들, 6월3일-14일), 김수현(그리는 가을, 10월9일-21일), 이상미(Fruit du pommier, 10월23일-11월4일), 오지은(당신의 잔은 안녕하십니까, 11월20일-12월2일), 천윤화(공간의 촉감, 12월5일-12월17일)의 순으로 개인전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전이 개별적인 작가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이번의 전시는 그들의 단체전으로 2020년 공모전을 총괄하는 형태로 모두를 일별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전시 공간의 특성상 전시는 1,2부로 진행합니다.



일상성 속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낯익은 사물들이 가느다랗지만 강한 선으로 나타납니다. 가늘고 강한 선은 한편으로 입체이며, 주변을 모두 여백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마치 공간 속에 부유하는 드로잉같은 느낌을 철사라는 재료로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 선명하고 간결하여 거기에 도무지 다른 어떤 말도 덧씌울 수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소 즉물적이지만 작품의 명제 역시 형상화하고 있는 사물 그대로입니다. 김수현 작가의 작업은 마치 픽토그램같은 기호처럼 관객들에게 나타납니다. 작가가 오랫동안 관조하고 극도로 절제하여 재현해 낸 기호를 보며 우리는 오히려 머리 속에서 여러 가지를 덧붙여 보곤 합니다..


자화상은 작가들이 장인에서 예술가로 전환되는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화가들은 종종 주문받은 그림 속의 등장인물로 깜짝출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르네상스 이후의 이야기지요. 장인이 아닌 예술가가 자화상을 그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어느 정도 자기애라는 점도 있을 테지만, 작업을 통해 자신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쪽이 모두가 납득하기 쉬운 이야기일 겁니다. 김지수 작가의 작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얼굴은 모두 선별된 기억과 의식의 흐름이 담긴 자화상입니다. 여러 시간대의 중첩을 통해 다양한 층위로 겹쳐진 자화상을 통해 작가가 알고자 하는 것은 그 자신만은 아닐 것입니다. 


‘관계’라는 키워드에 천착하며 작업하고 있는 이상미 작가의 작업은 콜라그래피라는 판화 기법을 통해 일상적 삶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과일이나 조각케이크 등 한 가지 재료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색다른 정물화처럼 보입니다. 세밀한 필체로 나타나는 선들로 이루어지는 조형은 서정적이고, 색채는 우아하고 화사합니다. 판화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을 꼽으라면 복제성일 것입니다. 콜라그래피는 복제성에서는 불리하지만, 대신 회화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 작가가 연구하는 ‘관계’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특성이 비단 시각적인 형상화 외에도 자주성과 개별성에 대한 의지의 피력이 아닐까요.


전통적인 한지와 수묵이라는 매체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담아내는 것은 이제는 그다지 낯설은 작업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은 당연하다 여기는, 상하수도라는 것이 갖추어진 다음 도시들은 커졌고 쾌적해졌습니다. 도시의 건물들은 지금까지의 풍경을 전혀 다른 것으로 바꿔버립니다. 예전 정자와 같은 인공물에게 주어지던 조연의 자리는 이제 산이나 강과 같은 예전 주연들에게 주어집니다. 김홍성 작가가 보여주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그 속에 담겨진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의 내면을 마주해야 합니다. 기쁨과 아픔이 혼재되어 있는 삶을 살아가는, 자유롭고 풍요롭지만 구속되고 빈곤한 사람들이지요.


우리가 보통 ‘회화적’이란 표현을 쓸 경우에 걸맞은 풍경과 정물이 있습니다. 작품의 명제에서 종종 발견되는 세계 그 자체를 의심하는 자세와 더불어, 표현주의적인 붓질로 펼쳐지는 풍경에서 엿볼 수 있는 심상은 사뭇 진지하고 엄숙합니다. 회화가 지향하는 것이 사실성의 재현에 있었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갔습니다.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하는 태도와 그것이 종내에는 회화라는 하나의 물질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실망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주의자이며 허무주의자로 존재하는 오지은 작가의 작업은 그러나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에게 인지되며 새롭게 의미를 확장해 가며 존재할 것입니다.


당연히 공간 속에 있는 우리가, 그 공간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실제로 물리학적 입장에서 공간의 개념을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언뜻 소박하게 들리는 ‘당초 도시의 건물이 만들어내는 공간감, 그리고 인간으로써 공간과 부딛치며 만들어지는 감정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천윤화 작가의 작업은 어느 새 양자역학의 중첩상태라는 진지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습니다. 화면을 다채롭게 채우는 작은 도형들이나 실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을 통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작가가 발견해 낸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 위해서입니다.

by gallerygrida | 2021/03/06 00:01 | 2021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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