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남겨진 것과 남겨질 것들 : 정보라 20190605 > 20190616

기억기작(機作)의 형상화/ 정보라

본인의 작업은 흔적으로 남은 기억을 형상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본인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무심코 원도심으로 발걸음을 했었다. 매번 오고 가던 장소였지만, 그 날의 감정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많은 사람이 바쁘게 오가는 시장의 한 가운데에서 어떠한 존재감도 없이 마치 사물처럼 어떠한 관계도 맺지 못한 채 서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극단적 외로움을 느꼈는데, 그 외로움 가운데에서 고독한 존립의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일종의 위안을 삼았다.

본인은 이 경험을 기반으로 선명한 이미지들은 덜어내고 자유로운 붓질을 통해 비물질적인 기억 흔적에 다가가 추상적으로 이미지화시켰다.

이는 이미지들이 비물질적인 기억이라면 오히려 흔적을 물질적인 형상으로 나타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원도심이라는 특정 장소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로 향했던 본인의 내적 감정 기억, 회상을 통해 변화되는 내면의 시선을 회화로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2018년 ‘후에 남겨진 것들’ 전시에서는 ‘후에 남겨진 것들’ 시리즈로 작품 외부에서 내적 감정의 기억, 회상을 담담하게 담아냈다면, ‘후에 남겨진 것들 그 후’는 작품 내부로 들어가 시선의 변화를 솔직하게 보여주었었다.

2019년 ‘그 후, 남겨진 것과 남겨질 것들’ 전시에서는 흔적으로 남겨진 기억과 남겨질 기억을 보여주려 한다.

by gallerygrida | 2019/05/30 17:29 | 2019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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